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고 생각했던 시절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 잘못 배우고 있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는 인식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영어권 사람들은 그냥 상대에게 모두 “You(너)”라고 부르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문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어린 시절에는
“영어는 참 싸가지 없는 오랑캐들의 말 같구나”
라고 느꼈던 적도 있었습니다.
재미있고 한심했던것은
제가 이런 인식을 꽤 오랫동안(무려 30대 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살아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영어 표현들을 더 자세히 접하다 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았습니다.
한국어만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고,
영어 역시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예의를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방식이 달랐던 것입니다.
영어는 직접 표현보다 완곡 표현을 선호한다
한국어는 어미 변화로 존대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먹어
- 먹어요
- 드세요
- 잡수십시오
반면 영어는 문장 자체를 부드럽게 돌려 말하는 방식으로
예의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 I want coffee.
- I’d like some coffee.
- Could I get some coffee?
- I was wondering if I could get some coffee.
같은 의미라도 뒤로 갈수록 훨씬 부드럽고 공손한 느낌이 됩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알고 보니 “You” 자체도 원래 존대 표현이었다
더 흥미로웠던 점은,
영어의 “You” 자체가 원래는 존대 표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영어에는:
- Thou = 너
- You = 당신 / 존대 표현
같은 구분이 존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서로 예의를 차리기 위해 “You”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결국 반말 느낌의 “Thou”는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비유하면,
반말 “너”는 사라지고
모두가 “당신” 계열 표현만 쓰게 된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오히려 영어가 더 예의를 중시하는 언어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No” 대신 “I’m good”라고 하는 이유
영어권에서 거절 표현을 들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 No
- No, thank you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사람들이 훨씬 부드러운 표현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I’m good.”
처음 들었을 때는
“갑자기 왜 자기 상태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지?”
싶어서 순간 이해가 안 됐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니 의미가 보였습니다.
직접적으로 “싫어요”라고 거절하는 대신,
- 괜찮습니다
- 저는 충분합니다
- 지금 상태로 좋습니다
같은 느낌으로 부드럽게 거절하는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꽤 재미있으면서도,
영어 역시 정말 “예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언어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언어는 달라도 결국 사람 마음은 비슷하다
결국 살아보니 느끼게 됩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합니다.
영어권 사람들도 무례하게 말하고 싶어하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 다양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단지 한국어와 방식이 조금 다를 뿐,
그 안에 들어있는 “예의”라는 감각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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